갑자기 소금빵이 부메랑 내 마음에 꽂혀버렸다. 누가던진 걸까? 유튜버 꾸움님이 던진 소금빵이다. 꾸움님 레시피를 변형해서 했다. 지금까지 반죽하면서 반죽이 발전하는 걸 보기보단 완성되었나 안 되었나만 집중해왔다.
이번에는 눈으로 보고 만져보면서 반죽의 상태가 변화하는 걸 익히데 집중했다. 점점 매끄러워지고 끊어지던 게 늘어난다. 스텐볼은 깨끗해지고 불안하게 겉돌던 유지도 완전히 빨아들인다. 부풀고 가스 차는 모양이 계속 만져 보고 싶게 유혹한다. 너무 쪼몰딱 대면 반죽에 안 좋을 까봐 그러진 못함.
누군가 '왜 힘들게 손반죽을 하는지 이해 안된다' 라고 말 한 적있다. 지나가는 말이었겠지만 그 사람은 베이킹에서 재미란걸 느끼는 걸까 의문이 생긴다. 머랭을 치던 반죽을 만들던 손, 기계로 할때 장단점이 명확하다. 손으로 하면 발전 되는 과정을 내가 보고 정도를 맞출 수 있지만 핸드믹서나 스탠드믹서로 하면 갑자기 뿅! 완성되어있다. 그러면 서서히 발전하는 단계를 본다기보단 됐나? 안됐나? 만 집중하게 되는 것 같다. 기계로 하던 손으로 하던 맛만 있으면 되긴 하지만 손으로 직접하는 것의 매력이 뚜렷하게 있다. 대용량 베이킹을 안 하기 때문에 재밌는 걸 지도?

발효도 잘 되었다. 처음 크기에 비해 3배 이상 탱탱 부풀었다. 사진상 잘 안 보이지만 반죽 가운데는 스텐볼 높이 보다 높다. 깜빡하고 한 조각 떼어 늘려보질 못 해서 아쉽다. 과정은 귀찮아서 안 찍음.

버터를 대충 잘랐더니 모양과 크기가 다 달라서 정형이 너무 힘들었다. 저게 그나마 균일하게 나온 것들이고 나머지는 롤빵같이 나왔다.
맛은 파사사삭,소금맛, 버터의 둘러짐이 가득하다. 충전 버터의 양을 2g씩 다르게 해봤는데 난 적게 들어간게 더 좋았다. 무염버터를 썼는데도 위에 뿌린 소금 때문인지 충분히 짭짤해서 가염버터를 쓸 필요는 없을듯 하다. 소금이 맛있다. 일반 천일염을 이용했지만 다음엔 비싼 소금도 써보고 싶다. 베이글처럼 수명이 짧은 빵이라 당일에 모두 먹는 게 좋겠다. 베이글과 소금 빵은 시간이 지날 수록 눅눅하고 바삭함이 사라진다. 오븐에 대우면 다시 바삭해지긴 하지만 처음 오븐에서 나온 때처럼 파사사사삭! 해지진 않는다.


오에 겐자부로의 개인적 체험을 읽는 중인데 초반부에 버드라는 인물이 아프리카 지도를 산다. 거기서 지도를 남자 머리에 빗대어 묘사 했는데 늪처럼 빠져드는 내용이라 그림으로 그려보고 싶었다. 90년대 작품이니까 90년대 아프리카 지도를 그리려고 찾아봤다. 생각해보니 버드의 말처럼 분쟁이 있는 지역 일테니 변화가 많을 듯하여 지도를 상세히 그리진 않기로 했다.
서은혜 역자님의 번역이 마음에 든다. 어렵지 않게 내게 잘 전달되어 읽기 기쁘다. 똑같은 작품일지라도 누가 번역했느냐에 따라 지루하고 재밌고 어렵고.. 다양하게 감상이 갈린다. 번역은 재창조이고 예술의 한 분야라고 느껴진다.
빵 만들고 그림 그리고 개힘들고 개재밌었다.
개인적 체험 - 오에 겐자부로님, 역자 서은혜님
http://naver.me/F36VThzd
개인적 체험 : 네이버 책검색
'개인적 체험'의 네이버 책검색 결과입니다.
m.search.naver.com
언제나 즐겁게 보는 꾸움님 베이킹
https://youtu.be/UD8oBImLv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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